[계발] 글쓰기 능력 높이기
직장인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재능 중에 하나가 글쓰기 능력이 아닐까.
모든 비즈니스 문서에서도 어느 정도의 필력이 요구된다. 사실 직장인을 떠나 누구나 한 번쯤 작가가 되는 꿈을 꿔보지 않았을까. 글쓰기 비법을 배우기 위해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기자를 만났다. 그는 뛰어난 달필로 이미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진 인물이다. 오연호 대표는 88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원래는 소설가가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글쓰기 비법을 전할까 고심했다. 글쓰기 강의를 준비하며 스스로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부터 생각해봤다고 한다. 원래는 소설을 쓰고 싶어서 국문과에 다녔다. 그런데 지금은 기사만 주로 쓰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오연호 기자의 시점에서 글쓰기 가슴론에 대해 얘기해본다.
나는 왜 소설가가 되고 싶었을까
어렸을 때 자라온 환경의 영향이 컸다. 나는 지리산 밑에 조그만 동네에서 성장했다. 아기자기하게 살고 있는 농경의 아름다운 풍경이 너무 좋았다. 매일 매일 일어나는 작은 삶의 에피소드를 전하고 싶었다.
정겨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작은 동네였지만 우리의 가슴을 후비는 안타까운 한스러운 이야기도 있었다. 김유정의 정겨운 농촌 소설과 같은 아름다운 글을 써보고 싶었다. 김유정의 소설에서 무엇인가 아쉬운 면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소설가 김유정이 다루지 못한 내용을 다루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기도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뒤따른다. 물론 좋은 글을 쓰려면 많은 것을 읽고 배워야 가능하다. 그런 문제를 떠나서 가족이나 학교의 지지와 응원도 필요하다. 그런데 대다수 농촌 사람들은 내가 글 쓰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았다.
돈이나 안정된 직업 혹은 권력을 희망했다. 부모님도 어느 정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가난한 내가 글 쓸 만한 그런 입장도 아니었다. 결국 기자가 되었다. 기자가 된 것에 크게 후회하지는 않는다.
소설가와 기자는 다른 것일까? 기자와 소설가와 차이는 도대체 무엇일까?
소설은 허구적 체험을 다룬다. 기사는 있는 사실을 지금 바로 당장 쓰는 것이다. 독자를 상대로 한다는 것은 두 장르 모두 같다. 소설만 작품이 아니라 기사도 하나의 작품이다. 사람들은 기사와 소설이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사도 소설과 굉장히 비슷한 점도 많다. 기자의 핵심은 기사를 쓰는 행위에 있다. 글을 쓰는 일이 방전이 되는 행위여서는 안 된다. 충전이 되는 행위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나는 가슴이 뛰어야 ‘지속가능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이 있다. 백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여러 가지 조건에서 백만 부가 나갈 조건이 갖춰진 책이었다.
무엇보다 금방 읽을 수 있는 얇은 분량이다. 그렇지만 주제의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스타일이 세련되다. 있는 사실의 이야기지만 마치 소설 같은 느낌도 든다. 적은 분량의 글에 비해 구성이 탄탄하다. 굉장히 치밀하고 탄탄하다. 그 무엇보다 가슴과 가슴이 마주한 글이다. 주인공 모리가 나온다. 곧 죽을 상태의 병에 걸려 있다. 진정으로 자신의 가슴이 울리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스승과의 마지막 인터뷰에 대한 글이다. 글을 쓰는 사람의 사람을 울리는 면이 있다. 독자의 가슴까지 울린다.
나의 ‘글쓰기 가슴론’이다. 모든 글은 우리 가슴이 뛰어야 지속 가능한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다. 가슴 뛰는 작품은 저자의 느낌과 냄새가 자세히 보인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모리가 이야기하는 문구다.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일들을 하라. 질투심도 느끼지 않게 되고 실망감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글로 써라
가슴에서 우러나오면 모든 것이 자세히 보이게 된다. 연구도 열심히 하게 된다. 모든 것을 보다 잘 정리하고 분석하게 된다. 좋은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면 글의 마감이 의무감이 아니라 굉장히 흥겹게까지 느껴질 것이다.
글쟁이들은 마감만 오면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내 가슴이 울리는 글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마감이 흥겨우면 단순한 글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
나는 기자들에게 늘 시간의 쓰레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일간지 기자는 하루가 지나면 끝난다. 하루살이다. 그러나 하나의 글이라도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결국은 독자 가슴까지 가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독자의 가슴이 뛰면 내 가슴도 뛰게 되어 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는 십년이 지난 책이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모리 교수의 십 주년 출간 기념회에 참석한다. 독자들로부터 엄청난 감사의 편지를 받고 저자 자신도 동기부여가 된다. 책을 쓰고 저자의 인생이 바뀌었다. 취재하고 글 쓰면서 바뀌고, 자신의 글로 독자들도 가슴이 뛰고, 변화된 독자가 저자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로 인해 다시금 저자의 가슴이 뛴다. 그가 쓴 10년 이후의 글도 감동적이다.
이 모든 것들이 선순환구조가 되어야 한다. 가슴이 뛴다면 동일한 것, 비슷한 것을 보더라도 보다 다채로운 시각과 표현을 가질 수 있게 마련이다.
가슴이 뛰면 어떻게 사물에 대한 관찰이 달라지는가를 이 책은 잘 보여준다. 두 사람이 창밖을 바라보는 표현에 대한 차이다. 모리는 곧 죽을 사람으로서의 표현을 해낸다. 제자는 건강한 사람으로서의 바라보는 그 자체를 생각한다.
모리는 굉장히 진지하게 사물을 관찰한다. 멀쩡한 제자 눈에는 대부분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관찰한다.
책 속의 대사 내용이다.
“그는 해가 드는 창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자네는 언제든 나갈 수 있어.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나는 밖으로 나갈까하면 병이 더 심해질까 두렵네. 그렇지만 내가 자네보다 더 바깥을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네. 그것을 자네는 아나? 나는 매일 바라보지. 나무가 어떻게 바뀌는지. 바람이 어떻게 강해지는지도 보이네. 마치 처음으로 자연을 보는 것처럼 마음이 끌린다네.”
연인과 헤어질 때 마지막 10분의 대화는 어떨까. 헤어져야 할 안타까운 시간.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러면 사소한 대화까지 모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가슴이 뛰기 때문이다. 연예편지 쓸 때의 그 심정으로 글을 쓰면 잘 되지 않을까.
가슴 뛰는 글을 쓰면 나도 가슴이 뛰어 좋고, 독자도 가슴이 뛰어 좋다. 독자 덕분에 다시 저자도 가슴이 뛰어 좋고, 그로 인해 다시 독자에게도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있어 좋다.
좋은 글은 가슴관리를 잘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내 가슴이 뛰어야 지속가능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하나의 작품이 되어야 한다. 내가 놓은 자식을 보고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이것을 한 번만 좋은 글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게 좋은 글을 쓰려면 가슴 관리를 잘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글을 쓰려 한다면 내가 무엇 때문에 가슴이 뛰는가부터 먼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당신은 지금 무엇에 가슴이 뛰고 있는가!
사람과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본다. 글도 마찬가지다. 진정성이 있다면 독자도 그러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글을 쓰기 위한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 생전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래 2시간 정도의 면담 시간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나는 3일 간 그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내가 가진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받은 영감으로 책 한 권을 써낼 수 있었다. 글을 쓰는 동안 내 가슴이 뛰었고, 책을 읽고 감동한 독자들로부터 내 가슴 역시 뛰었다. 그 책이 바로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라는 책이었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사람의 마음을 이끌 수 있는 진정성을 담아내라.
글을 쓰면서 중요 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에 하나가 콘텐츠가 아닐까 싶다. 글 안에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표현력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쓸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가져라
예를 들어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난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자. 한 사람은 표현력은 화려하지만 실제적인 내용이 부족했다고 하자. 또 한 사람은 표현력이 너무 어눌하다. 그렇지만 그가 담고 있는 말에 깊이가 있고 내용이 있다. 당신이라면 어디에 더 귀가 귀 기울여지겠는가.
듣기에 다소 매끄럽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표현력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내용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에 오히려 더 큰 호기심이 들 것이다. 그것이 콘텐츠의 힘이다. 그래서 우리는 많이 공부하고 많이 노력해야 한다. 노력에 덧붙여 사색해야 한다. 생각의 깊이가 좋은 글을 쓰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기술적 테크닉은 차츰 소화해낼 수 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쓴다하면 사람들이 너무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글쓰기는 유명한 작가나 타고난 달필가 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가져야 한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당당함과 더불어 겸손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그러한 자세가 글쓰기에도 필요하다. 지금 당장 펜을 들어 당당하게 글을 써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작은 실천이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혁신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