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때의 일입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로 어한 연수를 온지 며칠 안 된 한 학생이 하루는 저한테 찾아왔습니다.
"형, 내가 재채기를 하면 지나가던 미국사람들이 멈춰 서서는 '불랏슈', '불랏슈' 라고 하는데, 이게 뭔소리예요? 어디에 불났다는 소리도 아닐 테고."
그의 말을 듣고 갑자기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아야 했습니다.
그 유래는 중세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6세기 유럽에서는 재채기를 하면 몸 안에 있던 사악한 기가 몸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간주되어 주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후 유럽 인구를 반 이하로 감소시킨 치사율 100%의 흑사병(plague)이 전 유럽을 휩쓸 당시, 수 많은 사람들이 사방에서 재채기를 해대기 시작했습니다. 감기의 증상(symptoms)과 비슷했던 흑사병에 대해 그 당시에는 아무런 치료제도 예방약도 없었고 물론 그러한 죽음의 이유도 알 수 없었지요. 재채기는 곧, 죽음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생각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그 당시의 교황(Pope)은 재채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옆에 있던 사람이 하느님의 은총(God's blessing)을 기원해 주라는 법안을 통과시켜 시행케 했는데 그것이 지금의 "Bless you!"의 유래입니다.
지금도 어쨌든 감기에 걸리면 좋지 않으니까 남을 위해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정도의 뜻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지요. 서로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옆에 있는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Bless you!"라고 가볍게 말 해주는 것이 그들의 에티켓입니다. 처음에는 약간 낯설지만 자꾸 발음해 보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재채기를 한 사람은 "Bless you."라고 말한 사람에게 대개 "Thanks."라고 하거나, 재채기를 심하게 한 경우에는, "Excuse me." 혹은 "I'm sorry."라고 하기도 합니다. 내가 재채기를 하건 남이 하건 간에 우리처럼 그냥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으면 매너가 없는(rude)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으니까 주의 하세요.
ex) A: Achooo!
B: Bless you.
A: Thanks. I think I got a cold. |
Recent comment